좋은 글

장단상교(長短相較)

행복나눔이2 2023. 4. 24. 20:05





장단상교(長短相較)


-노자(老子)의 도덕경(道德經)에 나오는 말-

글자 그대로 길고 짧은 것은 절대적인 개념이 아니라 상대적인 개념이라는 뜻이다.

10m 길이의 철근(鐵筋)도 100m와 비교(比較) 하면
긴 것이 아니라 짧은 것이고,

1m밖에 안 되는 짧은 철사도 1㎜의 철사에 비하면
엄청나게 긴 것이 된다.

장단상교(長短相較)에는

길고 짧음을 자신의 눈이나 생각에 맞춰 결론을 지어서는 안 된다는, 속단과 교만함을 경계하는 교훈이 내포(內包) 되어 있다.



하안거(夏安居)를 마친 노스님이

적당한 크기의 대지팡이를 앞에 놓고는 젊은 승려들에게 문제를 냈다.

“이 지팡이를 톱이나 도끼, 칼 등을 사용하지 않고 짧게 만들어 보라”

모두 갸우뚱하면서 어쩌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웬 승려(僧侶) 하나가 슬며시 나가서는 긴 지팡이를 구해 와서 원래 지팡이 옆에다 놓았다.

노스님은 빙그레 웃으시며

"그래, 정답이다.
길고 짧은 것은 모두 상대적 개념(相對的槪念)이지" 라고 하셨다.



그렇다. 길이뿐만 아니라
크고 작음(大. 小), 많고 적음(多. 少),

높고 낮음(高), 깊고 얕음(深淺)이
모두 상대적 비교 개념일 뿐이다.

우리 인생에서 잘 살고 못 사는 것,
행복(幸福)하고 불행(不幸)한 것,

만족(滿足)과 불만족(不滿足),
오래 살고 일찍 죽는 것

역시 모두 상대적 개념(相對的 槪念)이다.

오죽하면 길어야 백 년(百年)인 한평생도 억겁의 세월에 비하면 찰나(刹)에 불과하다고나 할까!



권력이 강력(强力)하고 높아서,
돈이 주체할 수 없을 만큼 많아서,

명예(名譽)가 하늘처럼 높아서,
학문(學文)이 범접할 수 없을 만큼 깊다고 해서

반드시 행복하고 만족한 삶을 산다고
누가 장담(長談) 할 수 있을까.

사회가 발전하고 생활이 윤택(潤澤) 해지려면 끊임없는 개선(改選)과 함께 비교(比較)도 필요하다.

사람도 비교에 의해 우열이 가려진다.

그 비교(比較)에 따라 부족하거나 뒤처진 사람은 분발하여 더 나아지게 된다.



따라서 비교(比較) 그 자체를 부정(否定)하거나 거부(拒否)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비교(比較)를 개선이나 발전을 위한 잣대로 활용하는 선(線)을 넘어, 

비인간적(非人間的)인 비교우월(比較優越)의 잣대로 악용하는 세태는 경계해야 한다.

부모가 내 자식의 능력이나 한계를 감안하지 않고 
전교 1, 2등과 비교·닦달해 자식을 오히려 망치게 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감이 가득한 사람은 하고 싶은 일을 결정할 때 내면(內面)의 기준에 따른다.

자존감(自尊感) 없는 사람일수록 타인(他人)과의 비교(比較)라는 외부 기준에 의존(依存)한다.

사실, 타인과의 비교는 누구나 한다.
사람들을 줄 세우는 것만큼 쉬운 일은 없다.

그래도 우리는 자유롭게 살기 위해 비교라는 함정을 벗어나야 한다.



남과 비교하기 전에 어제의 나와 비교해야 한다.

나만의 소중한 인생의 가치를 설정하는 것이 겸손이고, 나의 약점을 인정하는 것이 용기다.

이런 심리학적 겸손과 용기는 나의 자존감(自尊感)을 '비교'에서 자유롭게 해주고 나의 삶을 튼튼하게 만들어 준다.



직장에서 고달픈 배우자(配偶者)의 처지는 아랑곳하지 않고 도를 넘는 요구(要求)를 해 가정을 파탄에 이르게 하거나,

친구의 고급 승용차나 명품(名品) 옷·가방·보석(寶石)을 부러워하며 

스스로의 가슴을 멍들게 하고 인생의 구렁텅이에 빠지는 어리석음도 주위에서 간혹 보게 된다.

'내 마음 들여다보기'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