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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행복나눔이2 2023. 7. 15. 13:20




🌼 서시/ 윤동주



​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 우리나라 사람이면 누구나 좋아하는
윤동주 시인이 쓴 <서시>입니다.

​ 일제에 나라를 빼앗겨,
온 겨레가 절망과 슬픔으로 가득한 때(1941년 11월 20일)에 쓴 시입니다.

​ 그때 윤동주 시인의 나이는 25세였습니다.
그러니까 이 시를 쓴 지가 80년이 지났습니다.

그런데도 이 시를
가슴에 묻고 살아가는 사람이 많습니다.

​ 윤동주 시인은, 1945년 2월 16일 오전 3시 36분
일본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29세 꽃다운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 하지만 시인이 쓴 시는 영원히 가슴에 남아,
편리함과 탐욕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우리 양심을 흔들어놓습니다.



​ 시장에서 30년째 ‘기름집’을 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고추와 도토리도 빻아 주고, 떡도 해 주고, 참기름과 들기름도 짜 주는 집인데, 사람들은 그냥 ‘기름집’이라 합니다.

​ 그 친구 가게 문을 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게 있습니다.

달력?
가족사진? 아니면 광고?

궁금하시지요?

​ 빛바랜 벽 한 가운데 시 한 편이 붙어 있습니다.
그 시가 윤동주 <서시>입니다.

​ 시장에서 ‘기름집’을 하는 친구가 시를 좋아한다니?
어울리지 않나요? 아니면?



​ 어느 날, 손님이 뜸한 시간에 그 친구한테 물었습니다.
“저 벽에 붙어 있는 윤동주 ‘서시’ 말이야. 붙여둔 이유가 있는가?”

​ “으음, 이런 말 하기 부끄럽구먼.”
“무슨 비밀이라도?”

“그런 건 아닐세. 손님 가운데 말이야.
꼭 국산 참깨로 참기름을 짜 달라는 사람이 있어.”

“그렇지. 우리 아내도 국산 참기름을 좋아하지.”
“국산 참기름을 짤 때, 값이 싼 중국산 참깨를 반쯤 넣어도 손님들은 잘 몰라.

자네도 잘 모를걸.



“30년째 기름집을 하면서 나도 사람인지라,
가끔 욕심이 올라올 때가 있단 말이야.

​ 국산 참기름을 짤 때,
중국산 참깨를 아무도 몰래 반쯤 넣고 싶단 말이지.

그런 마음이 나도 모르게 스멀스멀 올라올 때마다,
내 손으로 벽에 붙여놓은

윤동주 <서시>를 마음속으로 자꾸 읽게 되더라고.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이 구절을 천천히 몇 번 읽고 나면
나도 모르게 시커먼 욕심이 사라지고 마음이 맑아지는 것 같아.

​ 그러니까 30년 동안 시가 나를 지켜준 셈이야.
저 시가 없었으면 양심을 속이고 부자가 될 수도 있었는데. 하하하.”

​ 그 친구와 헤어져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나도 모르게 그 친구가 좋아하는 구절이 생각났습니다.

​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우리 벗님들~!

健康조심하시고

親舊들 만나
茶 한잔
나누시는

餘裕롭고 幸福한 나날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