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고요한 사랑🍏
송도(松都)의 명월(明月), 황진이는 그 이름만으로도
당대 모든 남자의 꿈이자 절망이었다.
천하의 절색과 비범한 재주를 가진 그녀였지만,
그녀의 마음을 흔들고 진정한 스승으로 모실 수 있었던 이는
오직 화담(花潭) 서경덕뿐이었다.
그들의 사랑은 육체의 열정이 아닌, 영혼의 깊은 공명(共鳴)이었다.
서경덕이 홀로 은거하며 학문에 정진할 때,
황진이는 기어이 그를 찾아갔다.
야사의 기록처럼, 비에 젖은 몸으로 온갖 유혹을 펼쳤으나
화담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하룻밤을 같은 방에서 보냈음에도
흔들림 없이 책을 읽거나 잠을 청했을 뿐이다.
이 단단한 절제로 인해 황진이는 비로소 깨달았다.
자신이 이전에 만났던 남자들이란,
자신의 미색(美色)에 취했던 구름 같은 존재였음을.
그리고 이 화담이야말로 자신의 영혼을 담금질해 줄
단단한 기둥, 진정한 스승임을.
그 후로 황진이는 서경덕을 평생의 연인으로,
그리고 스승으로 흠모했다. 애틋한 사제지간의 정을 나누었던
그들의 마음은 오직 시조 속에만 은밀히 피어났다.
서경덕의 시조는 어리석을 만큼 순수한 그리움을 담고 있다.
"마음이 어린 後이니 하는 일이 다 어리다.
萬重雲山에 어느 님 오리마는, 지는 잎 부는 바람에 행여 긘가 하노라."
만 겹의 구름이 가로막은 깊은 산중에 누가 찾아오겠는가.
하지만 그는 부는 바람 소리, 지는 나뭇잎 소리까지
황진이의 발자국 소리인가 하여 문득 희망을 품는다.
그 지고지순한 기대는, 세속의 욕망을 끊어낸 도학자마저
인간적인 연모의 정에서 벗어날 수 없었음을 고백하는
가장 아름다운 증거다.
이에 황진이가 답한 시조는 연인의 애틋함과 더불어
자신의 굳은 사랑을 변호한다.
"내 언제 無信하여 님을 언제 속였관대, 月沈三更에 올 뜻이 전혀 없네.
秋風에 지는 잎 소리야 낸들 어이 하리오."
내가 언제 임을 속였기에 이 깊은 밤에 오시지 않느냐고,
임을 향한 믿음을 묻는 듯하다. 그리고 결국 가을바람에
낙엽 지는 소리까지 임의 발자국 소리로 착각하는
그 그리움은, 나 또한 임을 향한 그리움으로
몸이 달아 있음을 역설하는 격이 된다.
가장 유명한 시조, "동짓달 기나긴 밤을"은
이 사랑의 본질을 '시간'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으로 승화시킨다.
"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버혀내어...
어론 님 오신 날 밤이여든 굽이굽이 펴리라."
외로움과 기다림으로 길어진 밤의 시간을 잘라내어
춘풍 이불 아래에 숨겨두었다가, 사랑하는 임과 함께하는 날
그 시간을 펼쳐 쓰겠다는 발상은 시대를 초월하는 천재적인 발상이다.
이는 단순한 애정이 아니라, 임과의 만남이야말로
자신의 존재 이유이며, 그 시간을 영원처럼 늘려
붙잡고 싶은 간절한 염원인 것이다.
서경덕과 황진이의 사랑은 소유하거나 집착하지 않는,
가장 고요하고 고결한 사랑의 형태로 전해진다.
그들은 육체를 초월한 정신적 교감으로
서로의 학문과 삶을 완성시킨 스승과 제자였으며,
시조 속에 영원히 살아 숨 쉬는, 구름과 달이 빚어낸 듯한
초월적인 연인이었다.
그들의 그리움은 송도의 밤하늘 아래, 500년의 시간을 넘어
여전히 아련하게 빛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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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절한 사랑🌺
김영한(자야)과 백석 시인의 애절한 사랑은
백석의 시 중에서도 특히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에
잘 투영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김영한 보살의 유골이 이 시의 구절처럼
'눈이 푹푹 나리는 날' 길상사에 뿌려진 것은 유명한 일화입니다.
이 시의 구절들을 인용하여 두 사람의 사랑을 담은 시를 적어보겠습니다.
자야(子夜)의 노래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도 그리움이 푹푹 나린다 당신이 내게 준 이름 나타샤,
어데서 흰 당나귀 타고 나를 찾아올 리 없다
하여도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하듯
당신은 평생 나의 숨 쉬는 이유였으니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당신이 속삭이던 그 말 한 줄이
천 억의 재산보다 더 높고 쓸쓸한 가치였으매
나는 길상화(吉祥華)의 이름으로 길하고 상서로운 이 도량에
당신의 시 한 줄을 새겨 두고 당신의 생일마다 밥을 굶었습니다.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유언처럼 눈이 내리던 날 이 터에 재가 되어 뿌려지니
이제야 비로소 당신 곁 높고 쓸쓸한 그곳에 이르렀나이다.
나의 영원한 백석이여. 💕
우리 벗님들~! 健康조심하시고
親舊들 만나 茶 한잔 나누시는
餘裕롭고 幸福한 나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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