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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꿈...

좋은 글

by 행복나눔이2 2023. 4. 19.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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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눈멀게 한
한 남자를 만나

그 남자와 손을 잡고
가고 싶은 데 마음대로 가고

머물고 싶은 데
마음대로 머물고 싶었네

그 남자에게서
눈 떼지 않고 살고 싶었네

대문 없는 집에 살고 싶었네

마당 귀퉁이에
채마밭이 있으면 더욱 좋고

어느 날 마당을 쓸고
마루에 앉아 강을 보다가

앞산 뒷산을 보다가

내 사는 집을 둘러보니
대문이 없었네

대문 없는 집이
가난한 집이라는 것을 그때 알았네



살다가,
살아 가다가 쉬고 싶으면

혼자 찾아가 하룻밤을 지낼
절간이 있었으면 했네

그 절간 뒤안에 밤새 눈이 퍼붓고
달이 밝으면 새가 울겠지

그 새소리를 들으며
잠들고 싶었네

어느 날, 어느 절간에
나 깊이 잠들어 있었네

산이 나를 가져갔네

그 남자,
내 남자가 나를 가져갔네

글 - 김용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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