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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력病歷 - 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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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나눔이2 2022. 11. 8.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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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력病歷 - 임보

하루쯤 앓게 되면
육신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고

한 열흘쯤 앓게 되면
목숨의 존귀함을 깨닫게 되고

한 달포쯤 앓게 되면

이 세상 삼라만상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깨닫게 된다

앓아 본 적이 없는 자여,
어찌 삶의 깊은 맛을 짐작할 수 있으리

임보 시집『눈부신 귀향』(시와시학, 2011)

○ 글(詩) : 임보
○ 음악 : Angel - Sarah
- --------McLachlanl
○ 편집 : 송 운 (松韻)
○ 출처 : 송 운 (松韻)사랑방 카페



‘아픈 만큼 성숙 할’ 수 있을까?

어린 날 고열에 들떠
까무룩 정신을 놓았다 눈을 뜨면,

할머니께서는

찬 물수건을 이마에 얹어 주시고
팔다리를 주물러 주시며,

‘똑똑해 질려구 그래.
크느라고 그러는 거야.’

라는 말씀을 주문처럼 들려 주셨다

아프면서도
할머니의 주문 같은 말씀이

뇌 속에 새겨져 아프고 나면
정말 똑똑해 질 거라고 믿었다

앓고 난 후에 생긴 통찰력이라면,

발병 하게 된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게 되었고

병이 생기면 발열과 통증으로

몸이 잘못 되었다는 걸
알려 준다는 것이었다

병에 걸려 앓을 때,
우리는 병에 걸린 자신을

솔직하고도 진지하게
마주할 수 있어야 한다.

병이란 자신이 무시했거나
배려하지 않았던 육신과

정신적 측면들이 전해 주는
메시지다.

병에 걸려 앓게 되면
그동안 자신의 진정한 모습에서

얼마나 벗어나 있었는가를
확인하는 통찰력을 키워야 한다

병이 들어 올 수 있도록
스스로를 괴롭혔거나,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했다는 것을 반성하고,

불균형 상태가 되어
고통 받고 있는 자신을

빨리 바로 잡으라는 신호를
읽어 낼 수 있어야 한다

앓는다는 것이

‘살고자하는 몸부림’으로
느낄 수 있을 때,

‘아픈 만큼 성숙’ 할 수 있는 것이리라

“하루쯤 앓게 되면
육신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고

열흘쯤 앓게 되면
목숨의 존귀함을 깨닫게 되고

한 달포쯤 앓게 되면

이 세상 삼라만상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깨닫게 된다”

<문화저널21 편집위원 서대선, 시인>





편리함만 추구하고
편안하게만 살려고 하는 삶은

밋밋하다

불편하고 가난하고 아파 봐야
세상이 남다르게 보인다.

그만큼 절절한 사연도 뒤따라 온다
삶의 이력이다.

이는 학력이니 명예니 직책이니
하는 것들로 따라잡을 수 없다.

몸으로 부딪치고 이겨내며
때로 눈물로 땀으로 피 흘리며

살아온 삶의 이력은
순금보다 값지게 빛이 난다

큰 불편함이나, 고생 없이
편안한 울타리 치고 살아 온 사람들은

땀이나 눈물, 아픔에 대해
실감나게 느낄 수 없다.

그러나 바닥까지 떨어져 본 사람,
뼛속까지 아파 본 사람은

아픈 사람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다

그래서 볼테르는

“자기도 고생했던 병에
누가 동정을 안 하고 배길 것인가”라고 했다.

화려한 이력보다 아픈 병력의 폭이
한결 깊고 넓다는 것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과거엔 몸이 아파 마음이 아팠지만

갈수록 마음이 아파
몸이 아파지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현대인의 정신적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다.

그 쌓여 가는 스트레스와의
싸움 자체도 또 스트레스가 된다

병의 농도를 날짜로 저울질하고
이겨 나가며

더 큰 깨달음의 경지까지 이르는 과정을
가만가만 따라가 본다.

몸의 아픔을
마음과 함께 나눠 앓으며

하루, 열흘, 달포…,
세월로 이겨내다 보면

그만큼 더 성숙해지고
깊은 삶의 맛도 만날 수 있음을.

병력이 만들어 낸 힘이다

- 배준석(시인ㆍ문학이후 주간)





우리 벗님들~!
健康조심하시고

親舊들 만나
茶 한잔 (소주 한잔) 나누시는

餘裕롭고 幸福한 나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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