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금 더 느리게 가는 길 ★
사노라면, 누구에게나 한 번쯤 인생의 봄이 있었다.
푸르고 울창했던 숲이 있었다.
끝 모르고 차오르는 욕망의 가지를 치고
한껏 부푼 집착을 비워내며 자신만의 숲을 가꾸어간다.
그러나 차오르는 욕망, 한껏 부푼 집착을 끊어내기란 쉽지 않다.
맨드라미로 붉은 띠 두른, 삶이 뜨겁게 꿈틀대는 곳에서
느림의 미학을 배운다. ...서둘지 마라, 인생아!
그때 그 사람은 왜 나를 떠났을까?
한 번만 만나 봤으면, 가끔은 억울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마저도 살아가는 희망이 된다.
그 소망이 이루어지기 전 그 사람, 그 시간, 그 장소는
오래도록 먼 그리움이다.
생각해 보면 사람의 인연이 그렇다.
어떤 인연은 마음으로 만나고,
어떤 인연은 몸으로 만나고,
어떤 인연은 눈으로 만난다.
어떤 인연은 내 안으로 들어와 주인이 되고,
또 어떤 인연은 건널 수 없는 강을 만든다.
사는 것, 다 비슷하다.
만나고, 사랑하고, 다투고, 헤어지는 것이 인연이리라.
...먼 그리움이 된 것들
생각해 보면
‘서른 즈음에’ 를 좋아했던 그때, 그 서른 즈음은 얼마나 젊었는가.
멀어져 간다는 것,
잊는다는 것이 뭔지도 모르는 나이에 그것들을 다 안다고 생각했으니까,
슬그머니 머리를 긁으며
그때의 내 모습에 빙그레 미소를 짓는다.
그때 그 노래를 그토록 좋아한 것을 잊기 위해
멀어지기 위해 그만큼 애써야 했던 열정의 상처를 안은 지금,
저무는 하루를 담담히 굽어보는 나이가 된 나,
내 가슴 속에 딱딱한 굳은살처럼 박힌 이것도
한때 얼굴을 묻고 울게 만들었던, 간절했던 욕망의 잔해이리라.
...멀어져 가는 것들
시간이 흐를수록 삶을 이끄는 것은 ‘불가해한 힘’이라는 생각이 든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는
잠가놓은 방문을 굳이 열려고 하지 말라고 했다.
‘불가해한 힘’을 사랑하라고 했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것으로 내버려 두는 것,
어찌할 수 없는 것은 어찌할 수 없는 것으로 내버려 두는 것,
그것이 어쩌면 현명할 지도 모르겠다.
그래, 오늘의 고민도 진통제를 먹을 정도로 몰입했으면 됐다.
시간이 흐르면 또 방법이 있겠지.
어쩌면 내 힘으로 안되기에 때때로 ‘불가해한 힘’ 이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그냥, 내버려 두자.
“삶조차 모르는데 죽음을 어찌 알 수 있겠느냐,
다만, 죽음을 기억하고 살아 있는 자들은 아직 살아 있거라!
삶이 제 정체를 드러낼 순간까지 죽음에 대해 말하지 말라!
그냥 가슴속에 간직하며 살 거라!”
공자는 죽음에 대해 이렇게 설파했다.
그럴 것이다.
삶은 죽는 순간에서야 자신을 드러낼 것이고,
죽음은 그제야 삶의 소중함을 자신을 통해 제시할 테니까.
...삶 그리고 뒤
글 : 김정한 `조금 더 느리게 가는 길` 에서 음악 : 장미빛인생 La Vie En Rose / Paul Mauriat
편집 : June 출처 : 송운 사랑방 카페
우리 벗님들~! 健康조심하시고
親舊들 만나 茶 한잔 나누시는
餘裕롭고 幸福한 나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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